3화
허물을 벗다
2015년 4월 고3 학력평가와 2012년 3월 고1 학력평가에 나온 「박씨전」을 옮겼어요. 허물을 벗은 박씨 앞에서 뉘우치는 시백, 그리고 청나라 군대가 한양을 짓밟는 장면까지 이어집니다.
시집온 지 3년, 박씨는 마침내 허물을 벗고 절대가인이 되었다. 시백은 방에 감히 들어가지 못하고 피화당 근처를 배회했다.
컷 1이시백어서 해가 지면 들어가서, 전에 박대하고 잘못한 말부터 먼저 하리라.
여러 날이 지나자 시백은 병이 났다. 식음을 전폐해 얼굴이 초췌해졌다. 집안 어른들이 걱정했지만, 병의 까닭을 아는 사람은 박씨뿐이었다.
컷 2계화마님께서 서방님을 뵙자고 하십니다.
시백은 엎드러질 듯 급히 달려 피화당에 들어갔다. 박씨는 얼굴빛을 단정히 하고 나직이 말했다.
컷 3박씨사람이 세상에 나서 글 공부에 힘쓰고 부모께 효도하며, 아내를 어질게 거느려 집안을 잇는 것이 도리입니다. 그런데 군자께서는 미색만 좇아 저를 추하다 여겨 인륜을 저버리셨지요.
박씨이제는 군자께서 여러 날 애를 태우시니, 제가 먼저 청해 말씀드립니다. 앞으로는 집안을 다스리는 도리를 예전처럼 지키소서.
이시백내가 어리석어 그대에게 슬픔을 끼쳤구려. 이제 와서 후회막급이오. 부인이 이렇듯 나와 해로해 주니 무슨 한이 있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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