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본 장면, 원문으로는 이렇게 쓰여 있어요
2015년 4월 고3 학평(경기) 국어A형 11쪽([중략 줄거리] 앞부분) + 2022학년도 수능 예시문항 국어 홀수형 4쪽 (가)를 이어 붙임 그대로예요. 밑줄 친 말을 누르면 뜻이 나오고, 왼쪽 컷을 누르면 웹툰 장면을 다시 볼 수 있어요.
상공이 신부를 데리고 길을 떠나 날이 저물매, 에 들어가 신랑과 신부를 데리고 한방에 들어가더라. 신부 무릎께를 뻗고 앉을새, 그 용모를 보니 하여 보기를 염려론지라. 얽기는 고석 같고 붉은 중에 입과 코가 한데 닿고, 눈은 달팽이 구멍 같고 치불거지고, 입은 크기가 두 주먹을 넣어도 오히려 넉넉하며, 이마는 메뚜기 이마 같고, 머리털은 짧고 심히 부하니 그 형용을 차마 보지 못할러라. 상공과 신랑이 한번 보매, 다시 볼 길 없어 이 떨어지는 듯하고 정신이 없어 두 눈이 어두운지라.
상공이 겨우 정신을 차려 다시금 생각하되, ‘사람이 이같이 하니 응당 에서 늙힐지언정 남의 집에 출가치는 아니할 터이로되, 구태여 나를 보고 하였으니 이 사람이 필연 아는 일이 있을 터이요 또한 인물은 이러하나 이 또한 인생이라. 만일 내가 박대하면 더욱 천지간 버린 사람이 될 것이니, 아무커나 내가 중히 여겨야 복이 되리라.’ 하고, 시백더러 가로되, “오늘날 신부를 보니 내 집이 복이 많고, 네 몸에 무궁한 경사가 있을 것이니, 어찌 기쁘지 아니하랴.” 하고, 에 참참이 신부의 마음을 편케 하며 음식도 각검하더라.
여러 날 만에 집에 들어올새, 일가 친척이며 장안 대신댁 부인들이 신부 구경하러 많이 모였는지라. 그러구러 신부 들어와 무릎께를 벗고 에 앉으니, 그 형용이 어떻다 하리오. 한 번 보매 침 뱉으며 미소하고 수군수군하다가, 일시에 물결같이 헤어지나, 상공은 희색이 만면하여 에 앉아 손님을 대하여 신부의 덕행을 자랑하더라. 상공의 부인이 상공더러 가로되, “대감께서 한낱 자식을 두어 허다한 장안규수를 다 버리고 허망한 산중 사람의 말을 들어 자식의 일생을 그르치니, 남도 부끄럽고 집안도 낭패할지라. 다시 생각하시어 도로 보내고, 다른 가문에 구혼하여 어진 며느리를 얻으면 어떠하오리까?”
상공이 대노하여 부인을 꾸짖어 가로되, “사람이 아무리 이라도 행실이 없으면 사람이 공경하지 아니하나니, 이러므로 전하는 말이 양귀비 절색이로되 나라를 망치었으니, 오늘날 신부는 내 집의 복이라. 어찌 색만 취하고 덕을 모르리오. 또 우리 부부 만일 불안히 여기면 자식과 집안을 어떻게 조섭(調攝)하리오. 이제는 내 집이 빛날 때를 당하였으니, 어찌 기쁘지 아니하리오. 이런 말을 다시 내지 말고, 부디 십분 잘 섬기소서.” 부인이 어찌 사랑하며, 또한 범인이라 그 어찌 소견이 넉넉하리오. 이러므로 부인이 미워하고, 시백이 또한 내방에 거처를 전폐하니, 비복들도 박 씨를 또한 박대하더라. 박 씨 가 되어 슬픔을 머금고, 매일 밥만 먹고 잠만 자며 매사를 전폐하니, 일가가 더욱 미워하며 꾸지람이 집안에 가득하되, 다만 상공을 꺼려 면을 못하는지라. 상공이 이 기미를 알고, 노복을 꾸짖어 각별 조섭하며 극히 엄하더라.
또한 시백을 불러 꾸짖어 가로되, “대법한 사람이 덕을 모르고 색만 취하면 신상에 복이 없고 집안이 망하니, 네 이제 아내를 얼굴이 곱지 않다 하여 구박하니, 범절이 이러하고 어찌 하리오. 옛날 제갈공명의 처 황 씨(黃氏)는 인물이 비록 추비 하나 덕행이 어질고 천지조화 무궁한지라. 이러므로 공명이 화락하여 어려운 일을 의논하여 만고에 어진 이름을 유전하였으니, 네 처는 신선의 딸이요 덕행이 있으며 또한 는 이라 하였으니, 무죄하고 덕 있는 사람을 어찌 박대하리오. 비록 금수라도 부모 사랑하시면 자식이 또한 사랑한다 하니 하물며 사람이야 일러 무엇하리오. 네 만일 박대하면 이는 나를 박대함이라.”
일일은 박씨가 계화를 불러 , “대감께 여쭐 말이 있으니 아뢰거라.” 하니, 계화 명을 받아 공께 아뢰니, 공이 즉시 ㉠내당에 들어가 묻기를, “무슨 말인지 듣고자 하노라.” 박씨 아뢰기를, “명일 종로에 각처 사람들이 말을 팔려고 모였을 것이니, 노복에게 그중에서 하고 하여 모양이 볼 것 없는 말을 삼백 냥을 주고 사 오게 하소서.” 공이 들음에 하나 가 범인과 다름을 알고 즉시 허락하며 근실한 노복들에게 왈, “명일 종로에 가면 말 장사들이 있을 것이니, 그중에서 비루하고 파리한 말 하나를 삼백 냥을 주고 사 오라.” 하며 돈을 주니, 노복들이 받아 가지고 나와 서로 이르되, “대감께서 무슨 연고로 비루하고 파리한 말을 삼백 냥이나 주고 사 오라 하시는고?” 하고 서로 의혹해 하며, 이튿날 삼백 냥을 가지고 ㉡종로에 나가본즉 과연 여러 말이 있더라.
그중에 비루하고 파리한 말을 골라 임자를 찾아 값을 물으니 임자가 말하기를, “그 말 값은 닷 냥이오. 좋은 말이 많거늘 어찌 저런 한 것을 사려 하시오?” 노복이 대왈, “우리 대감의 분부가 그러하오.” 하니 장사 왈, “그러면 닷 냥만 내고 가져가시오.” 하니 노복이 말하되, “우리 대감께서 삼백 냥을 내고 사 오라 하시니 삼백 냥을 받고 주시오.” 한데, 장사 왈, “본값이 닷 냥인데 어찌 비싼 값을 받으리오?” 하니 노복이 말하되, “대감 분부대로 주는 것이니 여러 말 말고 받으시오.” 하며 주거늘 장사가 사양하고 받지 않거늘 노복이 마지못해 억지로 백 냥을 주고 이백 냥은 감추고 돌아오더라.
노복이 대감에게 말을 사 왔다 아뢰니, 공은 즉시 자부를 부르니, 박씨 노복에게 말을 가져오라 하며 말을 한참 보다가 말하기를, “말 값이 삼백 냥을 주어야 쓸 데 있거늘 무지한 노복이 말 장사에게 백 냥만 주고 이백 냥은 감추었으니 도로 주거라 하옵소서.” 공이 이 말을 듣고 박씨의 함을 탄복하고 즉시 ㉢외당에 나와 노복들을 불러 꾸짖기를, “너희들이 말 값을 제대로 주지 않고 백 냥만 주고 왔으니 상전을 한 죄는 나중에 중치하려니와 감춘 돈은 말 주인에게 주고 오라. 만일 지체하면 목숨을 보전치 못하리라.” 하니 노복들이 사죄 왈, “이같이 명백하시니 어찌 기망하오리까? 과연 대감 분부대로 말 장사에게 삼백 냥을 준즉 말 값이 닷 냥이라 하고 받지 아니하옵기로 억지로 백 냥만 주고 이백 냥은 감추었으니, 이렇듯 신령하옵시면 소인들의 죄는 이로소이다.” 하고 즉시 ㉣종로에 나가 말 장사를 찾아 돈 이백 냥을 주며 왈, “이 사람아, 주는 돈을 고집하고 받지 아니하더니 우리 등이 상전에게 죄를 당하게 되니 어찌 통분치 아니리오?” 하며 이백 냥을 억지로 맡기고 돌아오더라.
박씨 말을 기른 지 삼년에 이 되어 걸음은 같은지라. 박씨가 공께 왈, “모월 모일에 명나라 사신이 올 것이니, 그 말을 가져다 ㉤사신 오는 길에 놓으면 사신이 사려 할 것이며, 값은 삼만 냥이라 하고 팔아 오라 하소서.” 공이 듣고 자부 말대로 노복을 불러 분부한 후 사신 오기를 기다리더라. 과연 그날 사신 나오니, 사신이 말을 보고 파는가 묻거늘 노복 왈, “파는 말이니다.” 사신이 또 묻기를, “값을 얼마나 받으려 하느냐?” 노복이 답 왈, “값은 삼만 냥이로소이다.” 사신이 대희하여 삼만 냥을 아끼지 아니하고 사 가더라.
노복들이 받아 가지고 돌아와 공께 말 팔던 사연을 낱낱이 아뢰고, 공은 삼만 금을 얻음에 가산이 부요하니 박씨에게 물어 왈, “삼만 냥을 받았으나 아지 못게라. 어떤 연고인고?” 박씨 아뢰기를, “그 말은 곧 천리 준총마로 조선은 작고 조만간 쓸 곳이 없으나, 사신은 준마를 알아보고 삼만 금을 아끼지 아니하고 사 갈 것이니 그런 고로 사신에게 팔았나이다.” 공이 듣고 왈, “너는 여자이나 하니 진실로 아깝도다. 만일 남자였던들 충신이 될 것을 여자임이 한이로다.” 하며 탄식하더라. 박씨 무릎을 꿇고 왈, “의 원하는 바는 이 과거에 급제하여 부모에게 영화를 뵈옵고 하여 나라를 충성으로 돕고, 소부는 다만 하고 하오면 죽어도 이로소이다.” 하거늘 공이 그 말을 들음에 못내 탄복하더라.
- 작자 미상, 「박씨전」 -